깨어있는 마음

발심의 중요성 - 내 본 모습 찾겠다는 마음 솟구쳐..

마음정원(寂光) 2008. 11. 3. 15:12

발심의 중요성

내 본모습 찾겠다는 마음 솟구쳐

수행의 시작은 발심(發心)이며, 그 끝도 발심이다. 발심이란 발보리심(發菩提心)의 준말이다. 보리란 깨달음을 말한다. 즉 발심이란 깨달음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진리를 찾고자 하는 마음, 나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바로 발심인 것이다.

모든 사람은 발심이 가능하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다. 발심이 되면 내 본래 모습을 발견하고자 하는 마음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컥울컥 솟구친다. 그 주인공은 나를 움직이고, 말하고, 사랑을 속삭이게 한다. 또한 온갖 덕성과 자비로 가득하고 지혜와 용기로 넘쳐나며 나를 한없이 감싸주는 내 안에 있는 님이기 때문에 그 주인공을 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발심하게 된 계기는 “왜 사람은 늙고, 병들어 죽는가? 이 문제를 해결할 길은 없는가?”라는 문제였다. 이를 반드시 해결하려는 마음이 솟아올라 출가를 한 것이 발심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은 다음에는 고통에서 신음하는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발심을 했다. 고려 진각국사 혜심스님은 어머니의 죽음을 보고, 고려말 나옹선사와 조선 함허선사는 친구의 죽음을 보고 발심 출가했다. 죽음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본 것이다.

죽음 앞에서는 모든 것이 가치를 상실한다. 부귀공명, 지식, 재산 모두가 무상하다. 귀여운 자식도, 부모도, 우정을 나눈 친구도 죽음의 순간이 오면 모두 자취를 감춘다. 과연 이러한 삶의 부조리와 자기한계에 부딪혔을 때, 어찌해야 할 것인가. 방도가 있는가?

있다.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되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자재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무상감과 부조리한 삶에 대해 자신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고 진정한 나를 찾아야겠다는 마음이 끓어오를 때 화두를 들면 화두가 제대로 걸리게 마련이다.
 
자신 사랑하듯 모든 사람은 발심 가능해
바른길 이끌어 주는 스승 찾는 일도 중요


화두를 들고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승이 중요하다. 스승(선지식)은 수행자의 마음 변화를 주시하며, 그를 잘 이끌어주다가 근기가 익었을 때 선문답을 통해 깨달음을 얻게 하는 역할을 한다. 발심이 퇴색할 때 적절한 말과 행동으로 발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경계에 떨어지거나 다른 길을 갈 때 바른 안목을 키워준다. <벽암록>의 경청선사와 이야기는 제자와 스승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 나오려고 껍질을 쪼아대면, 어미닭은 밖에서 껍질을 쫀다. 안팎에서 쪼는 행위가 맞아떨어져야 병아리는 알에서 깨어나올 수 있다. 그것이 스승과 제자의 관계인 것이다.

하지만 선지식을 구하기란 쉽지않다. 어떤때는 주변에 있어도 보지 못한다. 주변에서 선지식을 못찾을때는 열심히 기도하고 수행하며 구도의 길을 걸어야 한다. 역대스님들은 “그러다 보면 반드시 선지식을 만나게 된다”고 한결같이 말한다.

선문답은 집단적인 가르침 속에서 이뤄지지만, 그 전수형식은 철저히 일대일 상황속에서 이뤄진다. 스승이 게송을 설하여 많은 제자들을 상대하고 있을지라도, 그것을 자신의 문답으로 삼아 깨치는 것은 철저하게 스승과 자신만의 교감을 통해 가능하다.

이처럼 수행자를 바르게 이끌어주는 것이 선지식의 역할이다. 또 제자는 선지식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맡기고 하심하면서 수행해야 한다. 발심을 하고 바른 스승을 만나는 것은 결국 깨달음을 얻기 위해 반드시 따라야 할 행위다.

[불교신문 2398호/ 2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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