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의 향기

[스크랩] 초의와 다산의 편지

마음정원(寂光) 2008. 1. 24. 17:59
초의와 추사의 차 초의와 추사는 차에 인이 박힌 사람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성 싶다. 추사는 차가 떨어지면 초의에게 서찰을 보내 차 보내기를 간청한다. 처음의 간청은 나중 협박이 되어 서찰을 받아 쥔 초의에겐 너털웃음을 선사했다 초의에게 초의 안녕하신가? 호남팔고 초의선사 보고 싶으니 간밤엔 눈꼽이 다 끼었나니 그 청량하고 고고한 모습 한번 보기 원하나니...... 그러나 불사에 바쁜 몸 어찌 욕심 내겠는가 원컨데 초의가 만든 차라도 보내주시면 초의 대하듯 '초의차' 만지고 어르고 혀끝으로 음미하리니 이보시게, 일지암 토굴 민대머리 부처님을 모시는 몸이 그토록 신통력이 없는가 꼭 말을 해야 아시겠는가 '초의차' 떨어져 '초의차' 못 마시니 혓바늘이 돋고 정신이 멍해지느니 그러니 '초의차' 보내지 않으시면 내 당장 말을 몰아 일지암으로 향하여 차밭을 모두 밟아버릴 터 그러나 원망하지 말아야 할 것은 '초의차'에 중독시킨 죗값 응당 그대의 몫이려니 추사의 그런 글을 받으면 초의는 잿빛 장삼자락이 펄럭이도록 온몸을 흔들어 웃어젖히며 답서를 보냈습니다. 추사에게 어허허, '초의차'에 환장한 사람이구만 마치 양귀비에 중독된 사람처럼 분별없이 글을 쓰셨구먼 천하에 추사도 '초의차' 없으면 맥 못 쓰고 꼬리 꺾이고 마는구먼 다산이 부러운것은 나이와 지위를 모두 뛰어넘은 살가운 우정을 가졌다는것입니다 다산과 초의와 소치의 끈끈한 맺어짐에 부러움이 시샘하듯이 이 아침에 넉넉하게 차를 우려서 주위의 동료들에게 차를 보시하고 그래도 마음의 위안을 삼았습니다 저 먼나라에서 지금도 초의와 다산이 만나서 일지암 뒷전의 유천의 물을 끓여 마셨던 그 기분으로 찻잔을 기울이고 계실까요??
출처 : 다선정{茶禪定}
글쓴이 : 영웅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