俄自笑而自酌 亂雙眸之明滅 (아자소이자작 난쌍모지명멸) 때 맞춰 웃음 띄고 혼자 따라 마시니 흐렸던 눈이 맑아지네.
於以能輕身者 非上品耶 能掃痾者 非中品耶 (어이능경신자 비상품야 능소아자 비중품야) 여기에 몸을 가볍게 할 수 있으니 어지 상품이 아니며 병을 없애 주니 중품이 아니며
能慰悶者 非次品耶 (능위민자 비차품야) 마음이 번잡한 것을 달래주니 次品이 아니겠는가!
乃把一瓢 露雙脚陋 白石之煮擬 金丹之熟 (내파일표 노쌍각누 백석지자의 금단지숙) 茶 한 잔을 마시니 메말랐던 창자가 물로 깨끗이 씻어낸 듯하고
啜盡一椀 枯腸沃雪 啜盡二椀 爽魂欲仙 (철진일완 고장옥설 철진이완 상혼욕선) 두 잔을 마시니 전신이 상쾌하여 신선이 된 듯하고
其三椀也 病骨頭風痊 (기삼완야 병골두풍전) 세잔을 마시면 병골에서 깨어나 두통이 없어지네.
其四椀也 雄豪發 憂忿空 (기사완야 웅호발 우분공) 네잔 째는 웅장 호방함이 일어나 근심과 분노가 없어지니
其五椀也 色魔驚遁 餐尸盲聾 (기오완야 색마경둔 찬시맹롱) 그 다섯째 잔을 마시니 색마도 도망가고 찬시 같던 식욕도 사라지네.
其六椀也 方寸日月 萬類籧篨 (기육완야 방촌일월 만류거저) 여섯째 잔을 마시니 해와 달이 내 마음 속에 있고 모든 사물은 버석거리는 거적 데기에 불과하네.
何七椀之未半 鬱淸風之生襟 (하칠완지미반 울청풍지생금) 어이하여 일곱째 잔은 반도 안 마셔 울금향 같은 맑은 차향이 옷깃에 이네.
이목(李穆) / 1471~1498 조선 전기의 문신. 윤필상(尹弼商)을 탄핵하다가 공주에 부처(付處)되었다. 영안도평사(永安道評事) 등을 지냈다. 무오사화(戊午士禍) 때 사형당했으며 후에 이조판서에 추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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