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고요

[스크랩] 12월 겨울 나무의 마음으로

마음정원(寂光) 2005. 12. 7. 01:22

 

 

 

 

 

    12월 밤에 조용히 커텐을 드리우고 촛불을 켠다

    촛불 속으로 흐르는 음악,

    나는 눈을 감고 내가 걸어온 길, 가고 있는 길,

    그 길에서 만난 이들의 수없는 얼굴들을 그려본다

    내가 사랑하는 미류나무들, 민들레 씨를,

    강, 호수, 바다, 구름, 별, 그 밖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해 본다

    겨울밤, 촛불이 주는 이 아늑하고 정결한 기쁨과 평화 속에서

    나도 하나의 촛불이 되고 싶다

    끝까지 성실하고 깨끗하게 연소하는 이 수직의 헌신,

    촛불을 켜고 기도하는 밤,

    시를 쓰는 겨울 밤은 얼마나 아름다운 축복인가

    누가 감히 그 앞에 죄를 지을 수 있을 것인가.

   

 

 

 

 

 

 

     사랑이여,

     내가 선택한 당신은 12월의 흰 얼굴을 닮았습니다

     눈송이 처럼 내 안으로 떨어져 눈물로 피는 당신이여,

     전부를 드리고 싶은 내 뜨거운 그리움이 썰매를 타는 겨울

     바람은 그대의 눈,

     바람은 그대의 음성,

     바람은 기도 입니다

 

     그대 앞에 나는 언제나 떨리는 기다림의 3월입니다

     힘찬 파도로 내 안에 부서지고 보채며 절규하는 사랑이여!

 

 

          이해인/기도일기 4 中에서

 

 

  

 

 

 

 

   올해의 마지막 달력을 앞에 두고 지나온 시간을 더듬어봅니다

   벌써 12월.... 시간은 어느 새 한 해의 끝머리를 마주하며 돌아가고 있었지요

  

   덮어두었던 책 한권을 펴면서 이해인 수녀님의 기도일기를 읽습니다

   내내 나의 지나온 시간들이 무의미하게 흘러간 것을 후회하면서요

 

   에덴 동산에서

   무화과잎으로 몸을 가리고 숨어있던 아담에게 묻던 하느님의 말씀

   ' 아담아 너 어디에 있느냐'

 

   지극히 높은 분이 아담에게 묻듯 오늘 나에게 묻고 있습니더

 

   ' 너 지금 어디 있느냐?'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걸까요

   삶의 반나절을 걸어온 지금 나는 어느 길에서 머물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내 생이 지나온 길에서 얼마만큼 사랑하며 얼마만큼 비움의 길을 걸어왔는지

   오늘 헤아려 보며 내 자신을 거울 보듯 들여다 보았습니다

 

   내 걸어와 머물고 있는 자리엔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늘을 향해 저 여기 있습니다... 라고 떳떳이 말할 꺼리가 없다는 걸

   새삼 깨달으며 순레길에서 나는 보이지않는 빚을 진 사람이라 생각해봅니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올해의 마지막 끝자리에 서서 사랑의 이중계명을 다시 더듬어보며

   내 인생에 받음의 댓가 없이 줌으로써 행복하고 평화로운 사랑을

   빈마음으로 실천할 수 있었음 하는 바램을 갖고

   작은 소망 하나 대림 촛불에 놓아봅니다.

 

 

   12월의 시간

   모든 분들께 멋지고 아름다운 시간들로 남겨지길 기도합니다

   늘 평안하시고 좋은 일들만, 행복이 가득한 일들로 채워지시길 바랍니다.

 

 

     - 12월 첫 날에 향기로운 추억 드림

 

 

 

  

 

 

 

 

 

 

 

 

                      image- naver photo

                      music-네이버/추억속에님이 공수

                  

 

 



 
출처 : 블로그 > 사랑 시 그리움 하나 | 글쓴이 : 향기로운 추억 [원문보기]
 

'마음고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내 영혼이 나에게...  (0) 2005.12.09
비워가며 닦는 마음  (0) 2005.12.08
집착을 다스리는 글  (0) 2005.11.25
마음닦는법 - 금강경  (0) 2005.11.22
수행하는 마음, 탐하는 마음  (0) 2005.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