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고요

눈은 마음이 아니다

마음정원(寂光) 2005. 10. 24. 12:41
    눈은 마음이 아니다. 인도의 시인 수르다스는 힌두교의 성자로 숭배받았다. 어느날 그는 탁발을 하러 다니다가 한 어여쁜 여인을 보았다. 그에게 먹을 것을 내주는 그녀는 너무 아름다웠다. 그때 그는 자신의 마음 속에서 그녀에 대한 욕망이 일어남을 느꼈다. 그는 매일 저절로 그녀의 집으로 향하는 발길을 돌리느라 고통스러워해야 했다. 그리고 자신 속에서 일어나는 욕망에 죄의식을 느꼈다. 그녀를 한번 본 이후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종교,그의 구도수행에 그런 그리움은 절대 벗어버려야 할 것이었다. 몇 달을 참담하게 자신과 싸우던 그는 끝내 그녀를 보고 싶어하는 자신의 두눈을 손으로 찔러 멀게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그 일로 그는 수세기 동안 위대한 성자로 추앙 받았다. 그러나 눈을 못보게 만든다고, 그의 꿈과 생각마저 멈추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장님이 되는 순간 다시는 볼 수 없는 그 얼굴은 기억속에 갇혀 한층 더 아름다워지지 않았을까. 눈은 마음이 아니다. 눈을 없앤다 해서 마음에 맺힌 욕망이 사라질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하겠는가. 내 몸은 내가 아닌데, 미망에 사로잡힌 이들은 몸이 곧 자신이라고 믿는다. 마음의 눈을 떠야 한다. 그래서 아름다운 마음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보아야 한다. - 철학우화 < 한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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