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버리고 떠나기 - 법정스님

마음정원(寂光) 2005. 5. 2. 22:12
  
  

    버리고 떠나기

                                        
    살아있는 영혼끼리
    시간과 공간을 함께 함으로써
    서로가 생명의 환희를 누리는 일을
    만남 이라고 한다면,
    생명의 환희가 따르지 않는 접촉은
    마주침 이지 만남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진정으로 만나야 할 사람은
    그리운 사람이다
    한시인의 표현처럼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는 그런 사람이다.

    곁에 있으나 떨어져 있으나
    그리움의 물결이 출렁거리는
    그런 사람과는 때때로 만나야 한다

    그리워 하면서도 만날 수 없으면 삶에 그늘이 진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지극히 사무적인
    마주침이거나 일상적인 스치고 지나감이다

    마주침과 스치고 지나감에는 영혼의 메아리가 없다
    영혼의 메아리가 없으면 만나도 만난 것이 아니다.

    출처 : 법정 <버리고 떠나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