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견은 물에 얼굴을 비춰보는 것과 같다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머물 때
상가라라는 바라문이 찾아왔다
그는 부처님에게 이렇게 물었다
“세존이시여, 묻고 싶은 것이 있소이다
저는 때때로 마음이 몹시 맑아져서
지금까지 배운 것은 물론이려니와
아직 배우지 않은 것까지도
거침없이 말할 수가 있는가 하면
때로는 마음이 혼미하여 평소에 배워 온 것을
아무리 애를 써도 머리에
떠올릴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 까닭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바라문이여,
여기 그릇에 담긴 물이 있다고 하자”
하고 부처님은 여느 때와 같이
비유를 들어가며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만약에 그 물이 빨강이나 파란 물감으로
흐려 있다면 사람이 제 얼굴을
비춰봐도 똑바로 볼 수가 없다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이
온갖 탐욕으로 흐려 있을 때는
마음이 맑지 못하므로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 비추지 못한다
또 만약 그 물이 불 위에서 끓고 있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역시 얼굴을 비춰볼 수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이
노여움으로 끓고 있을 때도
역시 아무것도 제대로 볼 수 없다
또 만약 물 위에 이끼가 끼어 있을 때는 어떻겠는가
아무리 얼굴을 비춰보려 해도 비춰 볼 수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이 어리석음이나
의심으로 덮여 있으면 아무것도
제대로 비춰볼 수 없을 것이다
바라문이여, 그와 반대로 물이 흐려 있지도 않고
끓고 있지도 않으며
이끼로 덮여 있지도 않다면
제 얼굴을 있는 그대로 비춰 볼 수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도
탐욕으로 흐려 있지 않을 때
노여움으로 끓고 있지 않을 때
어리석음으로 덮여 있지 않을 대에는
무엇이든 그대로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상응부경전(相應部經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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