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 법문

염화미소(拈華微笑)

마음정원(寂光) 2013. 5. 23. 11:28

 

 

 

 

염화미소 / 일붕 서경보 큰스님

 

 

佛家의 參禪이란 文字를 세우지 않고 경전 밖에 특별한 것을 傳하는것이라

言語로 미치지 못하고 의식사량(意識思量) 으로 이를 수가 없는 것이므로,

바로 사람의 마음을 가리켜서 性稟을 보고 부처를 이루게 하는 것으로,

 

[直指人心 見性成佛]

 

이렇게 주장자로 가리키는 것이다.

 

이것은 禪이란 眞理라 宇宙天地에 가득하여 꽉차있는 것이니,

禪은 天地宇宙의 生命이요, 人類의 生命인 것이다

 

이 天地宇宙에 꽉차있는 生命이

우리 人間의 참된 마음이요,

宇宙大自然의 因果法則 (緣起法)인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도 처음 탄생하실 때 한 손으로는 하늘을 가리키고

또 한 손으로는 땅을 가리킨 후 두루 일곱 걸음을 걷고 사바을 둘러보시고 이르시되,

"천상천하에 오직 내가 높으니라'(天上天下唯我獨尊)하셨다.

 

어머니 뱃속에서 처음으로 출생한 갓난아기가

어찌 이런 行動과 말을 할 수가 있었겠느냐고 疑心을 할 수 있겠으나

이것은 불교의 理念의 象徵으로 볼 수가 있으니

석가세존의 영신(靈神)이 "도솔천을 여의지 않고 이미 왕궁에 나셨고,

出生하기 前에 衆生을 濟度하여 마쳤나니라" 하신 말씀이 있으니

어찌 靈神의 아기가 이런 행동과 이런 말을 했다고 하여

理致에 어그러질 것이 있겠는가?

 

아기가 자라서 어른이 되고 迷한 사람이 깨치면 부처가 되는 것이니까,

어른의 포부는 아기 때 부터 가지고 나는것이요,

깨달음의 부처는 중생 때에 潛在하여 있는 것을 後人이 記錄한 것이라 하겠다.

 

그러한데 태자가 장차 出家 成道하여 49年을 說法하시고 末年에 영산회상에서

설법하실 때 하늘에 연꽃이 떨어지거늘 梵天王이 이를 받아 부처님께 올렸더니

부처님께서는 말없이 꽃 한송이를 잡으신채 높이 들어 大衆에게 보였다.

 

그러나 當時에 百萬 大衆이 모였건만 이 意味를 알아차리는 사람이 하나도 없이

눈이 먼듯,귀가 먹은 듯, 어리둥절하여 부처님의 얼굴만 쳐다볼 따름이 었는데

오직 마하가섭이란 제자가 알아차리고

미소를 짓고 기쁜마음으로 부처님을 쳐다 보았다.

 

그래서 부처님은 마음으로써 마음을 傳하는 제자를 얻었다고 기뻐하시고 이르시되

"나의 정법안장(正法眼藏)과 열반묘심(涅槃妙心)을 너에게 분부하여 傳하는 것이니

네가 간직하고 유포해서 끊어지게 하지마라" 하시고 ,

발우와 금란가사를 마하가섭에게 전해 주셨던 것이다.

 

그래서 이것이 염화미소(拈華微笑)라는 公案으로 유명한 話頭가 된 것이다

그러므로 禪門에 화두라는 공안이 1천7백가지나 되지만

그것이 形式은 다르되 內容에 있어서는 모두가

宇宙全切의 生命인 眞理를 들어보인 것이다.

 

내가 지금 주장자를 들어보인 것도 그러한 뜻이니

이 주장자를 들고 上下를 가리킨 것은

우리 人間이 간직하고 있는 마음이

宇宙에 꽉찬 主體가 되어 있으므로

宇宙萬有의 森羅萬象이

이 마음으로 創造되지 아니한 것이 없다는 것을

들어보인 것이다.

 

예수교에서는 하나님이 이 宇宙萬有를 創造했다고 보지만,

불교에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마음이 宇宙萬有를 創造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世上에서는 뭐니뭐니 해도 사람이 第一인 것이다,

 

東洋哲學에서는 "宇宙萬物 가운데 오직 사람이 가장 貴하니라"라고 하는 것이니

[天地之間萬物之中 唯人而最貴]

땅은 사람이 깔고 앉을 자리요, 大氣圈인 空間 하늘은 사람의 天頂이요, 지붕이라면

그 안에 있는 主人公은 사람인 것이다.그러므로 禪旨를 깨닫는다는 것은

有限生命의 肉體만을 내 것이라고 誤認하던 가짜사람이 ,

宇宙空間에 가득차있는 無限生命인 영명(靈明)한 각성(覺性)인

'진짜인 나' 를 發見하는 것이다.

 

옛날 중국의 무주 금화란 땅에 구지란 스님이 어떤 암자에 있을때,

어느 날 여승 한 사람이 암자에 왔는데 해가 저물었다.

스님이 자고 가라 하였더니 여승이,"스님이 禪에 對한 法門 한가지를 말해주시면

자고 가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바로 가겠나이다.

그런즉 아무 法門이나 좋으니 한마디 일러 보시오", 라고 했다 .

 

그러나 禪이 무엇인지 모르는 구지화상은 말이 막혀서 對答을 하지 못하니

비구니가 경멸하는 태도를 보이며 가버렸다.구지화상은 비구니가 간 뒤에 탄식하기를,

'내가 비록 사나이 장부로서 禪旨를 깨달은 장부 기상을 내어 보이지 못하고

여자에게 부끄러운 꼴을 당하였으니, 내일아라도 이 암자를 떠나

禪院으로 가서 參禪工夫를 하여 보리라"고 決心했다.

 

그랬더니 그날 밤 꿈에 山神이 나타나서 말하되,

"스님은 이곳을 떠나지 마십시오. 장차 대보살 큰 선지식이 와서

스님에게 禪 法門을 說해 줄 것이외다", 라고했다.

 

이런 일이 있은지 10여일 뒤에 천룡스님이라는 분이 암자에 오셨다.

구지화상이 그 스님에게 말하되, 전날에 비구니에게 禪旨를 몰라

수치를 당했다고 호소를 하고, "선지에 관한 법문을 하나 일러 주십시오"

하였더니 천룡스님은 아무말도 없이 손가락 하나를 세워 보여주었다.

 

구지화상은 이것을 보고 크게 깨쳤다.

그 뒤에 누가 구지화상에게 와서 法門을 물으면

손가락 하나 세워 보이고 입으로는 한마디도 말하는 일이 없었다 .

그러나 찾아 온 이들은 그 손가락만 보고도 흐뭇하게 깨친 이가 많았다.

 

그러므로 구지스님은 돌아가실 때 말하기를,

"나는 천룡스님에게서 한 손가락을 세워 보이는 法門을 깨닫고

平生을 써도 다 못쓰고 가노라", 했다

 

여러분이 구지스님의 손가락과 나의 주장자가 같은가, 다른가를 말해보라.

대중이 말이 없거늘, 이렇게 이르는 것이 었다.

 

 

"피가 나오도록 울어도 所用없는 곳에서는

차라리 입를 다물고 지내는 것만 못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