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뜨락

아버지는 銃口로, 딸은 투표로 나라를 두 번 살렸다!

마음정원(寂光) 2012. 12. 20. 09:39

아버지는 銃口로, 딸은 투표로 나라를 두 번 살렸다!
趙甲濟 조갑제닷컴 대표
새누리당 朴槿惠(박근혜) 후보가 18代 대통령 선거에서 大勝(대승)하여 차기 대통령으로 결정되는 과정이 전개되고 있다. 이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그가 이끈 새누리당은 지난 4·11 총선에서 逆轉勝(역전승)하여, 국회 과반수 의석을 차지, 사사건건 적군 편을 들고 국군을 공격하는 從北(종북)좌파 연대(진보당+민주당)가 정권의 일각을 차지하는 것을 저지하였다. 이 선거를 지휘한 朴씨는 그때 이미 ‘선거의 여왕’ 정도가 아니라 ‘역사적 인물’이 되었다.
총선과 대선 승리는 박근혜 씨의 거의 ‘원 우먼 쇼’였다. 한 개인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命運(명운)이 걸린 두 차례 선거에서 이처럼 압도적 역할을 한 것은 외국에서도 찾기 어려운 사례이다. 그의 아버지는 銃口(총구)의 힘으로 역사를 바꾸었고, 딸은 투표의 힘으로 역사를 지켰다.
역사의 뒷바람을 받은 박 당선자는 좌편향 언론의 선동이란 맞바람을 극복하고, 종북좌익세력의 도전을 꺾고, 두 번이나 헌법과 체제를 지켜냈다. 父女가 代를 이어 공산화나 내전적 상황으로부터 공동체를 구출한 것이다.

지난 가을 언론이 연일 안철수, 문재인의 단일화 쇼를 생중계하듯이 띄우고 있을 때 나는 보수층 인사들로부터 ‘대선이 어떻게 될 것 같은가’라는 걱정 서린 질문을 자주 받았다. 나는 1987년 이후 이번을 포함하여 여섯 번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다 맞추었다.
2007년엔 몇 달 전부터 ‘李明博(이명박) 후보가 500만 표 차로 이긴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기도 했었다(실제 표차는 530만 표). 그래서인지 선거 때만 되면 결과를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나는 무심코 ‘박근혜가 이기겠지. 역사의 힘으로’라고 말하곤 하였다. 취재를 온 타임지의 여자 기자에게도 나는 이렇게 이야기하였다.
“박근혜는 박정희라는 역사의 부담과 後光(후광)을 같이 지고 있다. 아마도 後光이 더 클 것이기에 당선될 것이다.”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뽑힌 데는 ‘역사의 힘’이 작용하고, ‘국가생존의 본능’이 작동하였다. 그런 힘과 본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선거판이 左右(좌우) 정면대결 구도로 설정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선거판을 좌우 대결 구도로 만든 이들 중 한 사람이 안철수 씨였다. 11월 초, 그는 중도 독자 노선을 포기하고 좌파인 민주당의 문재인 씨와 단일화 협상을 시작하였다. 11월 6일 나는 조갑제닷컴에 ‘종북좌파가 뭉치니 대한민국 세력도 박근혜 중심으로 大同團結(대동단결)하는 수밖에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문재인-안철수가 단일화 談合을 시작함으로써 대통령 선거판은 左右 대결장, 즉 從北좌파와 대한민국 세력의 결전장으로 변했다. 때맞춰 북한정권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하여 개입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이번 大選은 한반도의 본질적 대결 양상으로 치달을 것이다. 한반도의 미래를 건 선진세력과 守舊세력, 연방제(赤化)통일 세력과 자유통일 세력의 싸움이 될 것이다. 선택은 명확해졌다. 從北 대통령인가, 대한민국 대통령인가? 분열인가, 통합인가? 깽판인가, 건설인가? 北 대변인인가, 대한민국 챔피언인가? 이번 大選도 결국은 대한민국 편이냐, 북한정권 편이냐를 건 이념대결이다. 이념전장인 한반도에서 가장 큰 전략은 이념임을 박근혜 진영도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단일화 협상이 시작되기 전 언론은 2-1로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한 보도를 하였다. 本選(본선) 진출이 확정된 박근혜와 준결승에도 올라가 않은 문, 안 두 사람을 同格(동격)으로 대우, 지면과 시간 배분을 1:1:1로 하였다. 文, 安 관련 기사도 주로 朴을 공격하는 내용이었다. 한국 언론은 구조적으로, 생리적으로 좌편향되어 있었다. 박근혜의 ‘大選(대선)大勝’은 비우호적인 언론이란 맞바람을 안고 싸운 결과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단일화 협상은 지루하게 전개되었다. 집중적 보도가 오히려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주기 시작하였다. 나도 이때부터 공개적으로 ‘박근혜가 적어도 4~5% 차로 이길 것이다’고 말하기 시작하였다.
단일화가 실패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예외적으로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부정적 전망을 하였다. 10월27일~11월2일 호는 <한 후보가 다른 후보를 돕기 위해서 자신의 기회를 희생하기엔 너무 큰 자존심이 걸려 있다>면서 <만약 문재인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출마를 포기하면 민주통합당의 존재 가치가 없음을 시인하게 돼 문 후보의 정치 경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誌는 <단일화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고, 된다 하더라도 처음으로 50세 이상 유권자가 40세 이하 유권자보다 많아진 상황에서 박근혜의 표를 넘어서는 것은 만만찮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1월23일 저녁 8시30분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車中(차중) 라디오에서 안철수의 단일화 후보 사퇴 선언 중계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택시 기사는 혀를 차면서 "끝까지 가든지 안 나오든지 했어야지···"라고 했다. 라디오에선 모 대학교수가 전화 인터뷰를 하는데, 환성을 질렀다.
"드디어 아름다운 단일화가 이뤄졌습니다. 안철수 씨가 적극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지원할 것이니 박근혜 후보를 쉽게 앞설 것 같습니다."
선거는 사실상 끝난 듯 신들린 듯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識字憂患(식자우환)이란 말을 떠올리면서 택시에서 내린 필자는 나의 생각을 정리한 다음 사퇴 선언 세 시간 뒤에 아래와 같은 글을 써 올렸다.
<안철수의 눈물은 문재인을 찌른 원한의 匕首(비수)?'
nate와 경향, 한겨레신문에 실린 댓글들을 읽어보면 안철수의 사퇴는 문재인에 대한 치명상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안철수 지지자들이 문재인에 대하여 증오감을 적나라하게 표출하고 있다. 안철수가 '백의종군'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문재인에게 '아름다운 단일화'가 아니라 동반자살의 비수를 찌르고 헤어진 모습이다.

 

1. 이른바 '아름다운 단일화'가 성립되려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법에 극적으로 합의,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하였어야 했다. 오차 범위 안에서 뒤진 사람이 '통 큰 양보'를 하는 모습을 보여 지지자들을 열광시켰어야 했다.

 

2. 안철수는 일방적인 사퇴 선언을 하였다. 문재인의 손을 잡지도 들어올려 주지도 않았다. 술수 많은 민주당의 압박에 몰려 出口(출구)가 막히자 할 수 없이 사퇴하는 모양새를 취하였다. 가련한 피해자의 모습이다. 안철수 지지자들이 문재인에 대하여 악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한 연출이었다.  
3. 그의 눈물과 좌절은 박근혜 때문이 아니고 문재인과 민주당 때문이란 인상을 주었다. 安은 피해자, 文은 가해자가 된 셈이다. 특히 최근 열흘간 계속된 文, 安의 지리한 단일화 담합 끝에 나온 사퇴 선언이라 '아름다운 감동'을 조작하기란 불가능하다.  
4. '아름다운 단일화' 연출에 모든 것을 걸었던 문재인은 '더러운 단일화 협상'에 이은 안철수의 逆襲(역습)으로 치명상을 입을지도 모른다. 모든 국민을 일시적으로 속일 순 있지만 모든 국민을 항상 속일 순 없는 법이다. '단일화 쇼'는 상영시간이 너무 길었다.
5. 안철수 지지자들의 향방이 大選의 결정 요인이 될 것이다. 이들이 박근혜 지지로 돈다든지, 기권하면 文은 어렵다. 안철수의 가장 큰 강점은 젊은층의 투표율을 높인다는 점이었다.
6. 부산고 출신 안철수의 사퇴는 부산民心(민심)을 박근혜쪽으로 밀어붙일 것이다.
7. 윤창중의 名言: <안철수를 지지한 국민이 또 다시 문재인을 지지한다면? 안철수한테 두 번 속는 일이 된다. 두 번! 그리고 문재인한테도 또 속게 될 것이다. 왜? 문재인과 안철수는 같은 부류이니까!>

趙甲濟 조갑제닷컴 대표 http://www.chogabj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