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 자락 비워두겠습니다
어느 날 살며시 한곁에 허허로운 바람
심연에 피어올라 재울 수 없어
분위기 있는 아늑한 창가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 나누며
마음 속에 거미줄로 얽어놓은
풀리지 않는 엉킴도 마주보고 토해내며
한 잔 술에 한 겹을 또 한 잔술에 한 겹씩 풀어
마음을 비우며 얘기꽃 피울 수 있는 친구가 있는지
잠시 마음을 모아 떠올려 보며
상념 속에 잠기 웁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에도
마주 앉아 술 한잔 나눌 수 있는
친구를 그려봅니다.
그리고 어느 날 누군가 전화해서 마주하고
"술 한잔 할 수 있니?" 하는
친구도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내가 힘겨울 때 마주보며 술 한잔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음도 행복이지만
내게 힘겨움 털어놓고 나눌 수 있는
친구 있음 더욱 더 큰 행복이라 생각되기에
이제는 마음의 그릇 한 자락을 비워놓아야 겠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마주보며 술 한잔 할 수 있니?
하며 전화 할 때
"그래" 하며 반갑게 맞기 위해서
마음 한 자락은 비워놓으렵니다.
- 정채봉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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