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물 설법
어느 날 운문화상이 대중에게 법문하였다. "약과 병이 서로 딱딱 맞으니, 온 대지가 약이다. 어느 것이 자기인가?”
나는 지금 번뇌가 많아서 병에 걸린 사람이다. 이때 온 대지가 약이다.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 말을 이해한다면, 당신은 참으로 행복하신 분이다.
이런 말이 있지 않는가? "산하대지가 그대로 진리의 몸을 온통 드러냄”이라고, 이것이 일체가 법을 설한다는 무정설법(無情說法)이다. 새소리와 냇물이 흘러가는 소리와 더불어서 온갖 들판의 꽃들이 모두 진리를 드러낸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그대로 법을 설하는 설법이니, 그렇다면 산하대지가 병을 치료하는 약이지 않겠는가?
정말이지 산하대지의 자연은 우리에게 안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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