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사랑 - 좋은 글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마음정원(寂光) 2011. 8. 2. 08:23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잠시 멈추고
           산등성 마루턱에 앉아
           한 번쯤 온 길을
           뒤돌아보게 만드는 달이다

           발 아래 까마득히 도시가
           도시엔 인간이
           인간에겐 삶과 죽음이 있을 터인데
           보이는 것은 다만 파아란 대지
           하늘을 향해 굽이도는 강과
           꿈꾸는 들이 있을 뿐이다

           정상은 아직도 먼데
           참으로 험한 길을 걸어왔다
           벼랑을 끼고 계곡을 넘어서
           가까스로 발을 디딘 난코스

           8월은
           산등성 마루턱에 앉아
           한 번쯤하늘을 쳐다보게 만드는
           달이다
           오르기에 급급하여 오로지 땅만 살아온 반평생
           과장에서 차장으로
           차장에서 부장으로 아, 나는 지금 어디메쯤 서 있는가

           어디서나 항상 하늘은 푸르고 흰 구름은 하염없이 흐르기만 하는데
           우러르면
           먼
           별들의 마을에서 보내 오는 손짓
           그러나 지상의 인간은
           오늘도 손으로
           지폐를 세고 있구나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 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 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케 하는 달이다 



           ***   ~~~   ***   ~~~   ***   ~~~   ***


       전국민적 휴가기간이네요.
       모두들 어디론가 떠나셨거나, 떠날 준비를 하고 계시지요?
       휴가 다녀오면 한여름이 끝난겁니다.
       해서, 8월은 가을을 준비해야 하는 달이랍니다.
       특별히 올해는 추석이 9월 중순에 있네요.
       8월 말부터 추석 준비를 해야한다는 얘기~!
       그러니, 더워봐야 이제 10~15일 정도만 견디면
       말복 지나고, 백중도 지나서, 아침 저녁으로 시원해질 겁니다.

       인디언 달력으로 8월은, '다른 모든 것을 잊게 하는 달'이랍니다.
       '옥수수가 은빛 물결을 이루는 달'이라고도 하네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생명력이 가장 충만한 달이란 말이지요.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한번쯤 뒤돌아 봐야하는 달이랍니다. 8월은...
       오세영 시인의 시 한 편을 펼치며
       살포시 8월을 열어 봅니다.
       여름의 끝자락, 건강하게 마무리 잘 합시다.

       새벽부터 비가 내리는 아침이네요.
       중부지방에 폭우는, 이제 그만
       서해나 동해의 바다쪽으로 피서를 떠났으면 하는 아침입니다.
       좋~은~아~침~!!!
    - 받은 미 메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