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현재 그대로 바라본다.
사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은 자신과 세계를
끊임없이 판단하고 통제하고 소유하는데,
온 힘을 다 쏟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현재의 경험을,
존재하는 그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설사 그것이 내게 불쾌한 느낌을 준다도 해도
억압하거나 회피하는 통제와 소유의 방식을 내려놓고
내게 닥쳐온 현재의 경험을
그대로 수용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무엇인가 소유하려는
오래된 삶의 방식을 내려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커다란 포기'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포기는 단순한 절망이 아닙니다.
상대방을 내 방식으로 바꾸어놓겠다는 갈망을 내려놓고,
그냥 존재하는 그대로 수용한 자애의 마음입니다.
바꾸어놓겠다는 생각을 하는 한
우리는 결코 친구가 될 수가 없습니다.
또한 포기는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물의 존재방식에 대한 깊은 성찰입니다.
우리가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실제로 그만큼 무엇인가 내려놓고 포기해야한다는 의미입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이 애써 모은 재산을
문득 기부하는 것은
그 만큼 삶의 진실을 깊게 자각한 아름다운
통찰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합니다.
이분들을 만나보면 한결같이 말합니다.
'내 곡간을 비우니
몸도 건강하고, 삶이 행복하고, 청명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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