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마음

금강경에 여如 한글자가 이미 반은 완성한 것

마음정원(寂光) 2008. 10. 13. 17:03

금강경에 여如 한글자가 이미 반은 완성한 것

 

 

신라 시대에

망덕사에 사시던 선율 스님은

반야경 육백부를 사경하다가 미처 다

마치지 못하고 입적을 하게 됩니다

 

스님이 명부에 드니

염라왕과 십대왕이 앉아

명부에 온 사람들의 업을 논해

후생을 정하는데

 

선율 스님을 보고 염라대왕이

스님은 인간 세상에 머무실 때에

무슨 일을 하셨습니까 하고 묻습니다

 

스님은 답하기를

소승은 경주 망덕사의 승으로

부처님 최상의 가르침인

대품 반야부 육백부를 사경하여

부처님 전에 공양 올리려다가

다 못마치고 이렇게 왔습니다

 

염라왕은 찬탄하여 말하기를

스님은 참으로 대단하신 스님이십니다

 

스님의 수명은

이미 기한이 다 되었지만

스님이 하시고자

원을 세운 부처님의 불사를

마무리하고 오실수 있도록

다시 인간 세계에 돌아가시게 할테니

 

불사를 다 마치시 나고

이곳에 오시지 말고

극락 세계로 바로 가십시요 합니다

 

스님이 사자의 안내를 따라

돌아 나오는데

한 여인이 절을 하며 말하기를

스님께서 돌아 가신다니

저의 청을 들어 주십시요

 

저는 서라벌 사량군에 살던 사람으로

부모가 금강사의 논을 한두락 경작하며

거짓으로 우리 부모님들 논으로 만든 과보로

제가 저승에 와서도 미처 갈곳을 가지 못하고

고초를 겪고 있으니

 

돌아 가시면

부모를 찾으셔서

논을 돌려 드리게 하는데

부모님이 믿지 못하실지도 모르므로

부모님도 모르시는 일

몇가지 말씀 드릴테니

증거로 삼으소서

 

제가 생전에

기름을 짜서 시렁 밑에 두었는데

아직 있을 터이니

그것을 찾아 불전에 등을 밝혀 주시고

옷감을 짜서 아무데 놓았는데

그것을 찾아

사경을 하는 종이로 바꾸어

스님의 원력을 이루십시요

 

선율 스님은

내 그렇게 하리다 하는데

사자가 갑자기 등을 밀어 깨어 나 보니

이미 자신은 화목이 없어 화장을 못하고

가묘로 쓴 무덤속에 묻혀 있는 신세입니다

 

다행히 가묘인 까닭에

힘써 몸을 움직이고

소리를 쳐서 도움을 청하여

지나는 사람에 의해

절에 알려 지고

마침내 스님들이 와서

선율 스님을 구해 냅니다

 

스님은 자초지종을 말하고

명부의 처자 집에 가서

물증을 찾아서 절에 논을 되돌리게하고

기름과 옷감은 처자가 말한대로 사용을 하며

마침내 육백부 반야경 사경을 계속합니다

 

사경을 마치기 전에 처자가 꿈에 나타나

제가 스님의 은공으로 이제 중음신을 벗고

부처님 나라로 가오니 그 은혜 영원히

잊지 않겠나이다 하고 떠나갑니다

 

이같은 일이 세상에 알려 지니

너도 나도 선율 스님에게 힘을 보태어

누구는 종이를 누구는 붓을

누구는 먹을 시주하고

또 인근에 글 잘 쓰는 이들이 모여와

사경에 힘을 보태니

육백부 대반야경을 사경하여

부처님께 모시는 일이

순조롭게 마무리 되었다고

전해옵니다

 

요즘은 사경을

수행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

열심히 사경하고 사불하며

정진하는 이들이

스님들 뿐만 아니라

재가 불자님들까지 하여

그 숫자가 점점 많아지고

 

또 사경하는 경전도

반야심경이나 천수경 뿐만 아니라

금강경이나 법화경

화엄경 전편을 사경하고자

마음먹고 노력하는

불자님들이 많아진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됩니다

 

한글자 한글자에 마음을 집중하여

온갖 공경의 마음 담아 써 내려가는 경전은

본인에게도 무량한 공덕이 될것이요

생존한 가족들이나 선망 부모님들에게도

크나큰 힘이 될것이어서

 

그같은 힘이 모이고 모여

마치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것처럼

온갖 장애가 소멸되고

불국 정토 완성의 날이

속히 이루어 질것이라는

간절한 믿음이 있습니다

 

사경을 하는 공덕에 대해서는

직접 사경을 해보시는 분들에게서만

스스로 알수 있는 미묘함이 있으니

한번 마음을 내시어

노력해 보십사 권해 봅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이나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금강경도 여시아문 넉자로부터

시작하는 것이어서

여시아문의 첫글자 여如를 쓰면

이미 반은 쓴것이 됩니다

 

자신이 사경한 경을

법당 불단에 모셔두고

마침내 내가 해냈구나

하는 흐뭇한 마음만 들어도

그동안의 들인 정성과 노력과 수고의

열배 백배되는 이익이 있음을 알것입니다

 

 

- 원효사 심우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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