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고요

부처님이 어디 계십니까

마음정원(寂光) 2008. 10. 13. 17:01

부처님이 어디 계십니까

 

 

신라 경덕왕 14년에 왕이 친히

망덕사望德寺라는 절을 짓고

낙성 법회를 하게 되니

도량에는 무수히 많은 스님들이

전국에서 모여 왔더랍니다

 

왕은 별실에 앉아 어떻게 하면

더욱 훌륭한 불사를 할까 생각하는데

방 앞으로 허름한 복색의 스님이 지나갑니다

 

왕은 문득 신이한 느낌이 들어

스님을 불러 어느 절에서 오셨는가 물으니

소승은 비파암에서 왔습니다 합니다

 

경덕왕은 스님에게 불법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 보는데

묻는 말마다 아주 시원하게 의문을 풀어 주니

사중에 말하여 스님에게 특별히

공양상을 차려 드리라 이르며 하는 말이

 

스님께서는 어디 가셔서

왕이 올리는 공양을 받았다 말하지 마십시요

하고 이르고는 다시 공양을 마친 스님에게

같은 말을 다시 한번 더 하자

 

그 스님은 껄껄 웃으며

왕은 어디 가서 진신 석가에게

공양하였노라고 말하지 마십시요

하고는 홀연히 몸을 솟구쳐

남쪽으로 날아 갑니다

 

임금이 깜짝 놀라 남쪽을 향해 절을 하고

사람을  보내 스님의 자취를 찾아 보게 하니

남산 첨성골에 가서야 그 스님이 짚었던

석장과 발우를 보게 됩니다

 

이에 임금은 그 자리에 석가사라는 절을 짓고

부처님 전에 공양 올리며 자신의 마음이 미흡해

진신 석가를 알아 보지 못한 것을 참회하였답니다

 

왕은 자신이 왕이라는 신분으로

허름한 스님의 공양상을 차려 드렸다는 말이

세상에 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자기 생각에

참으로 진신 석가를 대하고도

미처 알아 보지 못하였으니

 

그와 같은 일이 어찌 신라의 경덕왕에게만

해당하는 일이겠습니까

 

아마 그날 망덕사에 온 모든 분들이

다 진신 석가의 천백억 화신 가운데

한분들이셨을 것이니

 

이제 막 출가한 사미에게도

진신 부처님을 대하듯 공경하고

자신이 비록 왕이라는 직분이지만

그것은 단지 잠시 맡은 자리라 생각하고

 

자신의 나라에 백성들을

진신 석가로 대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그는 언제 어느 때나

진신 석가를 항상 친견하고

배울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이 어디 계십니까

바로 묻는 그대가 부처님이십니다

 

부처님을 찾는 마음 속에

이미 부처가 깃들어 있고

그 부처님 눈에 부처님이 보이시니

스스로 아주 가치를 논할수 없는

존귀한 존재들임을 깨달아

우리 모두가 부처님으로 살아 가십시다

 

 

- 원효사 심우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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