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찻집

홀로넘는 아리랑 고개

마음정원(寂光) 2008. 3. 14. 18:41

                       홀로 넘는 아리랑 고개 /곽 경 미
                              하늘에서 제일 가까운
                              아우라지 천년 강가에서
                              쓰러진 단 꿈의 어제,
                        길 섶에 부는
                              봄바람 고웁다.
                        딱지 앉은 자리 
                              봄 햇살 비추고 
                              아물지 않는 상채기로
                              봄바람 제일 먼저 분다.
                        아쉬운 겨울, 간 밤부터 눈 내리건만
                              이 내 마음 어서 봄 오라 재촉 하네.
                        때론 허공에 내짓던 빈 손짓
                              남의 행복 기웃 대고
                              허젖한 웃음 물고 서성대며
                              내지런 마음에 얼굴 붉히지만
                              힘든 삶, 악에 받쳐 살아온 날에
                              때와 땀에 찌든 이야기
                              피멍든 노래가 가슴 밑에서
                              먹구렁이처럼 꿈틀대는 것도
                              바람은 안다.
                        내 속절 없이 살아온 날에
                              매서운 바람 속고쟁이 파고 들어
                              끔찍하게 아려오던 추운 겨울 지나
                              봄바람은 어김없이 불고 또 분다.
                        세상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어설프게 가지고 논만큼
                              앙갚음 하듯 더는 
                              꿈쩍도 않는 세상.
                        깁고 꿰매고 때운 상채기 
                              누더기가 된 백년 같은 세월
                              내 가난한 뜨락위로
                              봄날 오기 전
                              마지막 겨울 눈 하염없이 내린다.
                              새 삶을 찾아가는 길목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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