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고요

에밀레종

마음정원(寂光) 2007. 11. 5. 11:12

* 에밀레종 - 강민수 


-제11회 신라문학대상 당선작-

신라의 하늘을 적시던 종소리
미덥지 못한 가슴을 돌아 침묵한다.

언제 다시 우리 속죄의 눈물을 보겠는가
죄다 막을 수 없던 흐름
놓이던 발자국
그 세월만 울어도
날이 날마다
蓮花로 피어나던 에밀레
가슴에서 가슴으로
합장의 촛불을 피워 울린다.

갓 태어난 싱싱한 울음
맞물려 돌아가는
세월의 키를 낮추어
언젠가 다시 만나야 할 *봉덕의 넋을 찾아
내(川)를 건너고 산을 넘는다.
방울방울 젖어 있던 飛天의 용틀임

머물러 떠 있다가
낭낭히 바람을 가른 건강한 몸짓
그 시선을 뚫고 살아오는
法悅의 강을 만나고 싶다.

에밀레종이 울어
가슴 흐북히 젖는 거리에서.


*봉덕; 에밀레종 주조시 쇳물에 던져 넣어졌다는 소녀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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