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에도 인내가 필요하다
작품명 : 신동권 / 일출-신,망,애(日出-信,望,愛)
우정에도 인내가 필요하다 /정 호 승
..나는 요즘 만나는 친구의 수가 더 줄어들었다
나이가 든다는것은 진정한 친구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을 뜻하는것일까
이러다가 나중에는 만날 친구가 한 명도 없게 될까 봐 두렵다
친구가 없다는것은 오른손이 없는 왼손과 같고
자주 오가지 않아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산길과 같다고 하지 않은가
그러나 마냥 두려운 것만은 아니다
어느 날 책을 읽다가 '친구는 한 사람이면 족하고 두 사람이면 너무 많고
세 사람은 불가능하다'는 말을 읽게 되었는데 그 말이 큰 위안이 되었다
진정한 친구란 결국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친구간의 우정도 남녀 간의 사랑의 본질과 마찬가지다
주지않으면 받지 못하고 받지 못해도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야
좋은 친구를 얻을 수 있다
우정은 천천히 자란다
연애가 한순간의 격정에 뜨거워 진다면
우정은 모닥불 속에 굽는 고구마처럼 천천히 뜨거워진다
사랑이 한여름에 느닷없이 퍼붓는 장대비라면
우정은 봄날에 내리는 보슬비나 가을에 내리는 가랑비다
생떽쥐베리는 <어린 왕자>에서
여우의 입을 통해
"친구를 갖고 싶으면 나를 길들여보라"고 말한다
어린 왕자가 여우에게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묻자
여우는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돌이켜보면 우정에도 가장 필요한 것이 인내다
정호승의 새벽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