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은 수행의 과정이다. **
** 삶은 수행의 과정이다. **
옛사람들이 인생살이를 일컬어 뜬구름(浮雲)같다고 한 것은
허무의 읊조림이 아니라 실상을 본 나머지 내뱉지 않을 수 없었던 말이다.
수증기가 모여 구름이 되었다가 비를 뿌리고는 다시 수증기로 흩어지듯,
이루어 놓은 모든 것은 또 그렇게 사라질 운명을 지녔다는 사실의 지적이다.
불교에서는 탄생과 죽음을 하나의 과정으로 파악한다.
태어남도 죽음도 다만 반복되는 과정일 뿐이므로 슬퍼하거나
축복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아가서 태어남이란 곧 사형선고를 받은 것과 같고 죽음이란
곧 헌 옷을 벗고 새 옷으로 갈아 입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누구도 영생하는 이는 없다.
지금 이 순간 지구상의 모든 사람은 길어야 1백년 안쪽에
다 사라지고 말(근원으로 돌아갈) 존재들이다.
그러므로 태어나(生) 자라고(住) 늙어서(異) 죽는(滅) 과정을
놓고 보면 태어남은 죽음에 이르는 시작이고 늙음은 다시 태어나기
위한 준비인 것이다.
우리가 공력을 들여 성취하고자 하는 일들도 예외없이
다 생주이멸의 과정을 밟는다.
고로 그 자연스런 흐름이 안타까워 어떻게든 붙잡아 보려고
애를 써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불교는 결코 허무를 가르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역동적인 삶을 살라고 한다.
생주이멸의 흐름에 충실한 삶이 바람직한 삶이라고 가르친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삶을 말한다.
매 순간이 시작이요 오늘만이 영원하다는 삶,
시작은 좋고 끝은 나쁘다는 그런 관념을 내던지고
오로지 지금 할 일에 충실하라고 가르친다.
모든 존재는 생주이멸의 과정을 밟으면서 결국은 근원으로
돌아가야 할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삶은 그대로 수행 과정이다.
우리가 삶의 과정에 마디를 지어가며 거기에 스스로 성공과
실패라는 이름을 붙여주고는 있지만 불법의 이치로 보면
그것은 성공·실패가 아니라 다만 수행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