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사랑 - 좋은 글

[스크랩] 마지막 꽃잎

마음정원(寂光) 2011. 4. 26. 13:35


마지막 꽃잎 - 혜원 李 順福






마지막 꽃잎 
이제는 가야하리
그리 붉던 영혼의 향기도 
저 벌판 예리한 바람의 칼날에 찢기어
무참히 지는 한 점 핏빛 멍울이 되리니
못내 아쉬운 미련 잠재워
하얀 겨울 속으로 떠나야 하리
앙상히 마른 가지마다 
싸늘하게 입맞춤 하는 이별의 슬픔에
눈 부시게 아름답던 날들 
그리움으로 묻어두고
죽은 듯 침묵하여야 하리
아직도 뜨거운 피 한 방울,
몸서리 쳐지도록 시린 눈보라 얼음속
마지막 한송이 고통의 불꽃을 사르고
피를 삭히어 
이제 고독한 계절의
애처로운 서리꽃이 되어 
쓸쓸한 가슴으로 떠나야 하리.
2005.12.17



출처 : 그리운풀꽃사랑
글쓴이 : 혜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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