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 법문

감사와 진실 - 서암스님

마음정원(寂光) 2011. 3. 16. 21:54


***감사와 진실***
    #화두와 믿음 제자가 혼자서 '이 뭣고' 화두를 하고 있었다. 하루는 스님이 제자에게 물으셨다. "너 공부하고 있느냐?" "예, 스님" "뭐 하노?" "이 뭣고 하면서 화두합니다." "......" 제자는 그렇게 '이 뭣고' 화두로 계속하다가 어느 때부터인가 공부에 진전이 없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어느 노스님과 대화하는 가운데 그 스님의 권유로 '무(無)'자 화두로 바꾸었다. 훗날 스님을 찾아뵙고 화두를 바꾼 것에 대해 말씀드리니 스님께서 물으셨다. "너는 나를 믿느냐?" "......" 제자가 다시 여쭈었다. "스님, 저는 스님께 정식으로 화두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이놈아, 화두를 정식으로 받는 것이 어떤 거고, 화두를 정식으로 받지 않는 것은 어떤 거냐?" "......" #감사와 진실 우리는 항상 부모의 은혜, 사회의 은혜에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가 밥을 먹고, 옷을 입고 하는 이 전부를 다 감사해야 합니다. 그러한 감사한 마음을 가질 때 피가 맑아지고, 과거의 응어리가 녹아집니다. 그리고 우리가 올바른 원칙을 알고 행하는 데에서 지혜가 생기고 거기에서 다시 진실한 생각이 쌓여 갑니다. 감사와 진실한 생각으로는 안 되는 일이 없습니다. #공부의 경계 정진을 하다 보면 의식이 맑아지면서 몇 백리 밖에 누가 오는 것까지 그림처럼 환히 다 보기도 하고 지나간 일들이나 까맣게 잊었던 일들을 기억하기도 하며 산중에 가만히 앉아서 미래의 일을 예측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때 알아지는 이것이 진실한 공부는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부산에서 서울로 올 때 보려고 하지 않아도 지나는 길에 대구나 수원을 보게 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서울은 아니지만 근사한 도시가 잠시 보이는 이것에 집착하여 잘 못 알고 본래 목적지를 잊고 보이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오히려 더 공부가 안 되고 거기에 사로잡혀서 대도(大道)를 성취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듯 어떠한 경계에 걸려서 다시 진척할 수 없는 정신상태가 되어 버리면 마음이 다시 또 탁해져서 알던 경계도 도로 잊어버리게 되어 그 공부는 끝장이 나는 것입니다. #깨달음의 세계 깨달음의 세계라고 해서 아무 감각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석가모니가 깨쳤다고 해서 무슨 바늘로 찔러도 아프지 않고 밥을 먹어도 맛도 모르고 이렇게 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마음을 정리해 버리면 천하의 누구도 엿볼 수 없고, 마음을 펼치면 희노애락을 다 해도 그 근본마음을 아는 것이 깨달음의 세계요, 해탈의 세계입니다. -서암스님 가르침 [소리없는 소리]중에서-